경기하락에 따른 금융긴축

호황 때는 소비, 투자, 생산 등 여러 경제활동이 서로 부추기며 규모가 커집니다. 호황기에는 특히 소비가 빠르게 팽창하는 경향이 있고, 때로는 급팽창하는 수요를 공급이 미처 따라잡지 못해 물가가 뛰게 됩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여러 재화로 확산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집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경기가 과열 단계에 이르면 소비자 소득 증가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소비 수요가 위축됩니다. 소비가 위축되면 판매도 위축되면서 경기가 하강세를 타게 됩니다.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속도가 완만하면 큰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가 안정된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발생 후 곧이어 경기가 침체할 때처럼 경기변동이 급히 진행되면 경제가 충격을 받습니다. 소비와 판매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고용과 투자가 큰 폭으로 줄고 실업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각종 투자 계획이 철회되면서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선제적 경기 대응

그래서 경기가 확장기를 지나 과열 단계로 접어들 조짐이 보이면 정부가 경기 대책을 펴게 됩니다. 경기가 본격 과열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적절한 대응책을 써서 경기가 과열 후 수직 하강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입니다. 흔히 말하는 ‘선제적 경기 대응’입니다.

선제적 경기 대응이란 경기가 어떤 경로를 따라 움직이든 침체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입니다. 경기가 침체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침체가 불가피하다면 되도록 완만한 속도로 하강해 경제에 충격이 덜 미치게 유도하는 걸 목표로 삼습니다.

선제 경기 대책의 전형은 중앙은행이 시행하는 금융긴축정책입니다. 통화긴축정책 또는 긴축 통화정책이라고도 합니다.

금융긴축

금융긴축이란 본래 금융시장에서 자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자금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통화긴축이라고도 부릅니다. 금융이 긴축되면 기업과 가계가 시중에서 자금을 마련하기가 전보다 어려워지게 됩니다. 금융이 긴축된 상태를 가리켜, 자금줄이 막히고 굳었다는 뜻으로 자금경색(cash crunch)이라고도 합니다.

금융긴축정책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차원에서 은행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를 줄이고 정책금리를 올려 시중금리 인상과 통화량 축소를 유도하는 조치입니다. ‘금융긴축’과는 뜻이 다르지만 같은 뜻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경기가 과열 단계 초입에 있을 때 금융을 긴축하면 시중으로 흘러드는 자금이 줄면서 소비와 투자 수요를 줄여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금융긴축정책은 본래 중앙은행이 구사하는 금융정책에 속합니다. 그런데 행정부(우리나라의 경우 기획재정부)에서는 흔히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을 정부가 경기 대응을 위해 펴는 경기정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워낙 경기 파급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설사 금융정책이 경기 대응책으로 쓰인다 해도 금융정책과 경기정책은 주체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독자 판단으로 금융을 긴축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 대책용으로 금융긴축을 원할 때는 중앙은행과 협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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